산행일시:2013년 3월 31일 일요일,해무에 탁트인 조망은 없으나 맑은 날씨
산행여정:용추교→도새등→조새바위→칼바위→오봉산(▲324m)→용추폭포→칼바위주차장,약 8km
산행시간:동행산악회 시산제산행에 산우 조기철, 바람개비님과 함께 5시간 30분(산행시간 의미없음)
산행개요:오랫만에 고창 선운산에서 산행을 함께 한 바람개비님이 당신 친정산악회에 한번 놀러오란다.
지리산 위주로 산행하는 산악회로 알고 있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터라 참석하기로 한다.
거기에 산악회버스 승차가 전주 집 근처에서도 가능하여 익산까지 가는 50여분이 절약된다.
전남 보성군 득량면에 위치한 오봉산은 이름 그대로 다섯 개의 봉우리가 모여 있는 산이다.
봉우리가 옹기종기 모여서 형성된 산답게 비록 해발고도는 낮지만 그 속에 품고 있는 기암절벽과,
전국에 산재한 칼바위중 가장 큰 칼바위가 있어 보성산을 명산이라 부르는데 일조를 한다.
이런 자연적인 아름다움에 사람들이 정성을 들여 쌓은 큰 규모의 돌탑은 만장단애로 이루어진
이 산의 자연미에 조화로운 인공미가 자연스럽게 매치가 되어 신비스러움을 더하여 준다.
또한 남북으로 이어진 만장단애 능선에서 굽어보면 득량만의 풍광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보성 오봉산 336m봉'
용추교→도새등→조새바위→칼바위→오봉산(▲324m)→용추폭포→칼바위주차장,약 8km
전주에서 7시 30에 출발하여 두번 휴식을 하고도 교통이 좋아
오늘 산행지 초입이 있는 보성군 득량면 해평저수지 앞 용추교에 09시 50분에 당도한다.
간단히 준비운동을 한 후 제발 배달사고를 일으키지 말라는 총무님의 심신당부을 뒤로 하고
각자 제물을 골고루 나누어 배냥에 지고 산행들머리 외딴집 방향으로 향한다.(10:05)
물론 내가 챙긴 제물은 당연히 시원한 막걸리로 두병 챙겨 넣고....
초입 삼나무 지대와...
시누대터널을 지나...
유순한 등로와 급한 경사을 잠깐 오름하니....
산행시작 20분 만에 도새등이란 이름의 주능선에 바로 붙는다.(10:25)
오늘은 진한 해무로 시원한 조망은 기대하기 어려울 모양이다.
칼바위 방향으로 게속 길을 잡는다.
처음으로 돌탑군이 자리한 지봉에 올라선다.
등로 좌측 동쪽방향으로는 득량만 간척지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득량(得糧)이란 말 그대로 양식을 얻는다는 뜻인데 임진왜란때 이순신장군이 왜적과 싸울때
이 지역에서 군량미를 얻은일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러나 1914년 군면통페합전에는
송곡면과 도촌면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것으로 볼때 득량만을 막아 넓은 간척지가 생기고
많은 곡식을 얻게되어 생긴이름이라는 것이 옳다고 한다. <보성군홈피참조>
우측으로는 유두형상의 돌탑뒤로 해평저수지가 조망되고 그뒤로 오늘 내림할 능선이 자리한다.
지금부터 등로 좌측으로는 천길낭떨어지가 이어지며
득량만과 이어진 간척지와 멀리 고흥반도를 조망하며 걸음하는 산행이다.
능선위에 자리한 256.9m삼각점,
유난히 절벽에는 부처손이 많이 자생한다.
조새바위 뒷모습,
굴을 까는 도구인 조새와 닮았다하여 조새바위라 한다.
조새바위에서 아들을 동반한 가족산행팀과 조우하는데 문득 한달 전 군대간 큰아들넘이 생각난다.
우리 아들넘도 군대가기전 산행에 종종 동행하던 추억이 생각나 갑자기 짠해진다.ㅎㅎ
절벽과 면한 산행로에 계속 돌탑이 세워져 있어 묘한 멋스러움을 자아낸다.
오늘 함께 산행할 자리를 마련하여 주신 '바람개비'님
내가 알고 있는 여산우님 중에 산욕심이 가장 많은 분이다.
조금 더 걸음하여 한구간 더 돌다가자고 해도 당최 거절하는 걸 보지 못했다.
우측에 자리한 특이한 형상의 작은 오봉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얼핏보아도 돌탑의 형태가 아마추어가 쌓은 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자체에서 많은 공을 들여 개발한 산행로란 생각이 든다.
'돌탑이 있는 336m봉'
그저 그런 절벽으로 보여질 그림이 돌탑이 자리하여 그 멋을 배가 시켰다.
'시험삼아 돌탑을 제거한 사진'
위 사진 336m봉에서 돌탑을 제거하여 보면 그저 평범한 절벽모습임을 알 수 있다.
확실히 자연미와 인공미가 조화롭게 어울리니 훨씬 나은 모습이다.
337m봉에서 시산제를 지내기로 하고 준비를 하는데...
위에서 보면 그저 그런 절벽위인데 조금 더걸음하여 뒤돌아 보니 장난이 아니다.
바위꾼들 시암제가 더 적당해 보이는 절벽에서 성대히 시산제가 치러진다.
정성들여 마련한 제물과 공경심을 더해 산신께 두손 모아...
지난 해 무사산행에 감사를 드리고 계사년 새해에도 무탈한 산행을 빌어본다.
더불어 올해 동행산악회 정기산행이 궃은 비로 인해 방해을 절대 받지 않기를 빌며...."
동행산학회 시산제 돼지머리가 해맑은 미소를 띄운다.
저 미소처럼 올해에는 작년보다 더 많이 동행산악회에 미소지을 일이 가득할 것 같다..
자, 이제 칼바위로....
좌측 봉우리가 359m봉이고 가운데 337m봉 아래 칼바위가 있다.
정중앙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봉우리가 칼바위 바로 위 봉우리인 337m봉이다.
걸음하면서 방향에 따라 우측 해평저수지가 변하는 모습을 관찰해도 볼만하다.
커다란 '책상바위'를 머리에 이고 있는 작은오봉산이 산행 내내 시선을 끈다.
우측 나무 앞으로 우회로가 열려 있는데 기언시 올라가는 바람개비님.^^
남자들은 전부 우회하는데 기언시 혼자 올라와야 속이 시원하십니까?
그래놓고 우회길이 있는 줄 몰랐다고....ㅎㅎ
가야할 능선....337m봉 아래로 칼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칼바위로... 칼바위는 통일신라 때 고승 원효대사가 수도터로 삼고 불도를 닦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기암인데, 원효는 용추폭포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칼바위에 올라 수도를 닦았다고 한다. 자세히 관찰하니 칼바위 좌측 하단에 희미하게 마애불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마애불도 원효가 새겼다는 전설이.... 당겨 보고... 옆 장제굴로 통하는 길이 있을까? 배냥을 벗어두고 이리저리 다니며 찾아봐도 톻하는 길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베틀굴을 빠져나와 우측으로 돌아가니 장제굴 입구다. 여기서 이 고장 출신이라는 나이 지극하신 산님을 만났는데 그분 하시는 말씀이 당신 어렸을 때 여기와서 친구들과 놀면서 드나들던 굴이 있던 자리란다. 사고가 많이 나서 입구을 봉하여 지금은 출입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단다. 안으로 들어가 확인하여보니 확실히 인공적으로 막은 흔적이 뚜렷하다. 다시 길을 돌아나와 주능선쪽으로 붙으면 칼바위를 가까이 잘 볼 수 있는 전망터가 나타난다. 칼바위를 빠져나와 원거리에서 조망한 모습. 가운데 바위가 버선모양과 비슷하다 하여 이름이 '버선바위'란다. 청암마을 갈림길부터는 절벽이 이어지지 않고 육산이 시작된다. 걷기 좋은 착한길이 이어지며 등로 좌우측에 진달래가 만발하여 한결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가운데가 내림할 칼바위 주차장이다. 용추골(화죽천) 건너 마주보는 산군. 좌측 내림할 능선과 가운데 협곡이 용추폭포가 있는 용추골이다. 지도상 풍혈이 위치한 지형인데 패스, 오봉산 고스락, 오봉산정상(▲324m)(14:30) 정상석에는 320m라 표기되어 있다. 왜? 가장 낮은 324m봉을 오봉산정상으로 삼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가운데 구멍뚫린 모습의 돌탑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여기서 임도처럼 너른 산길을 따라 용추폭포로 하산로를 잡는다. 하산중 기암을 발견하고... 당겨보고.... 용추폭포 상단부 모습, '용추폭포' 높이 약 15m, 두 갈래로 물줄기를 떨구는 용추폭포는 위에서 보았던 수량에 비해 막상 아래에서 보니 규모가 크다. 임도 따라 칼바위주차장으로 하산로를 잡는다. 하산하면서 전면에 칼바위가 조망되는데 뒷모습을 보니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뒤에서 보니 '칼바위'란 이름을 가진 우리나라 바위중에서 제일 크다는 말이 이해가 간다. 남다리를 건너 임도를 따라 잠깐 걸음하니 저 멀리 우리의 애마가 기다리고 있다(15:30) 하산후 잠깐 눈을 붙여는데 잠이 들었나 보다. 어수선한 기운에 눈을 떠보니 벌써 벌교 조정래태백산맥문학관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오늘 뒷풀이는 현부자네 집에서 꼬막정식으로 갖는단다. 벌써 벌교는 벚꽃이 만개하였다. 조정래 장편소설'태백산맥'에서 술도가 집 아들 정하섭과 새끼무당 소화의 사랑이 싹튼 무당 월녀의 신당 소화네 집과 현부자네 집이 바로 지척이다.. '소화네 집' 열일곱 살에 무당의 삶을 대물림 받은 처녀 무당 소화를 술도가 집 아들 정하섭은 학창시절부터 좋아했으나 말도 못 건네고 지내다가 이날 다시 만나게 되었으며, 만나자 마자 서로 간에 사모의 정을 뜨겁게 불태우며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태백산맥 본문 발췌- 그 후 소화는 정하섭을 위해 정보를 캐오는 심부름을 하게 되며 결국 정하섭의 아이도 갖게 되지만, 경찰에 체포되어 온갖 고문을 당하고 감옥살이를 했음에도 사랑하는 정하섭의 좌익 활동에 동조하게 된다.<본문> '현부자네 집' 한옥과 일본식 건축양식을 혼합한 독특한 건축양식이다. 높은 곳에 자리하여 전망도 좋고 집앞에는 연못도 있어 얼핏보아도 명당이다. 그 자리는 더 이를 데 없는 명당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풍수를 전혀 모르는 눈으로 보더라도 그 땅은 참으로 희하하게 생긴 터 였다.-태백산맥 1권 14쪽- 여순반란사건과 함께 한 때 좌익에 장악되었던 벌교가 군경의 수중에 다시 들어가자, 좌익세력은 모두 산 속으로 퇴각해 버린다. 이 때 빨치산 중견간부 정하섭은 상부의 밀명을 받고 군경에 의해 점령된 벌교로 잠입한 뒤 현 부자네 제각으로 숨어들고, 그곳에서 처녀무당 소화를 만나게 된 것이다.-본문 발췌- 벌교의 향토음식인 '꼬막정식'으로 거한 뒷풀이를 하면서 흡족한 감탄사를 연달하며 마무리를 하려는데 어느 겁나게 멋지고 센스있는 분이 맛난 양주를 스폰하셔서 결정타를 제대로 먹여 부린다. 카하고 넘어가는 독한 한잔의 양주에 산행의 피로가 눈녹듯이 사라지면서... 오늘 산행와서 겁나게 호강하고 간다는 생각이 뇌리에 깊이 박힌다. 뒤풀이후 주변 벚꽃과 소설태백산맥의 주무대를 구경하는 시간을 갖는데, 상당한 시간이 흘러도 '그만 가자고'누구하나 독촉하는 사람이 없다. 여유있게 진행하는 일정이 무척 마음에 든다.'웰빙'이란 '마음의 여유'를 의미하는가 보다. 불바다를 만들겠다고 하루종일 협박을 일삼는 어수선한 시국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벙커식 화장실, 볼 일 하나는 맘편히 보겠다.그러나저러나 북쪽애들이 왜 저렇게 성질이 났는가 정확히 알 수도 없고... 그저 한달 전 군대간 아들넘이 걱정이다. 자대배치 받자마자 비상이 걸린 상태라 초장부터 고생이 심할텐데... 용추교(10:00)→도새등→조새바위→칼바위→오봉산(▲324m)(14:30)→용추폭포→칼바위주차장(15:30),약5시간 30분 멋진 하루를 보내게 해주신
동행산악회 임원진 여러분 감사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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