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넘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산행블로거란 인연으로 만나
산행모임을 자주 갖다보니 서로 맘이 통함을 알게 되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하나 둘 부인들을 대동하고 산행에 참석하다
어느덧 부부동반 산행팀이 짜여졌습니다.
『牛步』라는 멋진 이름으로....
완주 운암산,
영암 월출산,
제천 둥지봉,
올해는 갑자기 친구를 잃는
생각하기도 싫은 슬픈 일도 있었지만
지금도 세상 누구보다 가깝게 서로 의지하며 교류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등산에서...牛步會定期山行
그런 저희들이 갖었던
우보회 1월 5일 무등산 정기산행에서
부주의로 손을 다친 아내가 심을 두 개나 심는 수술을 받았으면서도
오래전에 약속한 덕유산 산행에 곤도라를 타고 참석을 한다는 기막힌 말을 하네요.
약속을 지키는 신의도 좋지만 그 몸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대신 군에 간 큰아들 면회나 가자는 말로 꼬드겨
아내의 무모한 덕유산 산행을 말렸습니다.
경계부대라 근무지를 이리저리 옮겨다녀
출발 전날 담당소대장에게 면회간다 신청하고 주소를 물어보니
이번에는 가까운 일산에 있다는 말에 잘 되었다 싶어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출발하였는데
대신 러시아워 시간대에 걸려 두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일산에 도착하는 시간이
전주에서 서울 톨게이트에 도착하는 시간보다 더 걸렸으니
당연히 소대장 전화 빌려 지금 어디쯤 오냐?는
아들넘 전화는 빗발치고...^^
우리때는 부모가 면회오면
어디 맛난집 가서 하루종일 먹이는 게 일번이었는데
도시 주변에 근무하는 요즘 애들은 오전시간은 부모와 보내고
점심 먹고부터 귀대시간까지는
외출나온 저희들끼리 만나서 노는 게 일반화 되었답니다.
오늘 편을 짠 부대원들은 전부 외출하였는데
늦게 오는 부모때문에 저만 혼자 남아서 기다리려니 죽을 맛이었겠지요.
일단 부대에서 데리고 나와 일당들이 뭉치기로 한 일산 라페스타 근처로 가서
내가 알고 있는 제일의 맛집블로거 '오스킨'님과 통화후 추천받은
팔색삼겹살로 바로 직행합니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식당이 준비가 덜 되어
이런저런 애기를 나누며 우연히 창밖을 구경하는데 주차원이 눈에 띕니다.
오래전 아프리카에서 생활할 때 별로 붐비지도 않는 도심에서 저런 식으로 주차료를 받았는데
그 아이디어를 내고 시청에서 운영권을 따낸 사람이 한국분이란 사실에
실소를 금하지 못했었지요.
그때만 해도 아프리카 대도시 대부분이 무척 열악한 상태라
포장도 안되어 흙먼지 풍풍 날리는 황량한 도로 맨땅에 줄긋고 돈 받는 꼴이라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 빰쳐먹을 일이었기에...ㅎㅎ
그 당시 아들넘이 유년시절이었는데
내 욕심에 아들과 어린시절을 같이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지금도 항상 따라 다닙니다.
일단 팔색삼겹살 기본을 시켰는데 구성이 너무 맘에 드네요.
적당한 가격에 두툼한 삼겹살, 숙성된 김치와 버섯을 기본 베이스로 하고...
시원한 해물탕을 곁들이고....
여기에 관자와 더덕구이가 곁들여지니 환상의 궁합입니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시간이 없어
오스킨님에게 라페스타 근처 고기집을 급하게 물어보았는데
메뉴구성과 비쥬얼만 봐도 오스킨님이 이집을
바로 추천해 준 이유를 알 것 같네요.
고기가 익을 동안 만남의 축하부터...!!!
오스킨님 표현을 빌리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지금 필요한 것은...???'
스피드 and 폭풍흡입...^^
그 엄청난 스피드를 감당할 수 없어 불판에 미리 하나 더...^^
야채와 김치는 무한리필이 가능하여
손 다친 아내대신 제가 몇 번을 왕복하고...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더덕을 굽는데...읔,이 마저도 아들넘이 좋아하네요~~^^
자기들이 생각해도 너무 먹었나 보다. ~~ㅎㅎ
마무리는
해물탕 남은 걸로 치즈 넣고 볶는 볶음밥인데
사진은 여기까지,
이유는?
.
.
.
저도 먹어야겠기에...^^
거의 처음으로 맛집블로거 흉내를 내보며 식사를 해 보았는데
결론은 나는 불가능하다는 걸로...
구우랴...찍으랴...대체 언제 먹나고요...???
어설픈 산행블로그를 운영하며 알게되어
지금은 오랜 지기처럼 지내는 푸른하늘님의 저녁을 들고가란 간곡한 말씀에도
어깨 아래까지 깁스한 아내의 모양새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내려와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푸른하늘님,
다음 면회에는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내일은 우리민족의 고유한 명절 설이네요.
집 떠난 자식이 있는 부모가 명절이 돌아오면 다들 그러하듯
저도 군에 간 아들넘이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블친 여러분 설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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