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2014년 12월20~21일 토,일요일 양일간,오전 비온 후부터는 온후했으나 밤에는 심하게 바람이 불었음
산행여정:파도저수지 위 임도→가짜왕시루봉→미국선교사유적지↗↙왕시루봉왕복→수영장 근처에서 일박 후 임도로 하산
산행시간:겨울 지리산에서 호젓하게 하룻밤을 보내기 위한 행보라 세월아~네월아 ♬ 한가로이 즐겼음
산행개요:세월유수라....새로움으로 시작한 갑오년도 어느덧 다가고 이제 10여일 남았다.
그동안 산을 제법 다녔어도 그 번거로움이 싫어 기피한 백패킹을 올해 들어 처음 시직했다.
소위 비박이라 불리우는 백팩킹에 입문하도록 도움을 준 분들이 송년비박을 지리산 왕시루봉에서 갖는다기에
동계비박 경험도 전무하고 심지어 장비도 아직 어설픈 상태지만 오로지 광주팀만 믿고 겁도 없이 따라나섰다.
'비박지 휴양관 수영장터에서...'
파도저수지 위 임도→가짜왕시루봉→ 선교사수양관↗↙왕시루봉왕복 →수영장 근처에서 일박 후 임도로 하산
보통 왕시루봉 산행은 구만리나 송정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우리팀은 파도리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네비에 '파도저수지'를 입력하고 달려가 파도저수지 지나 2km 정도 더 올라가면 '지금입출'하란 들머리가 나온다.(12:30)
초입 앞 공터 한켠에 주차하고 금줄을 돌아넘으니 곧이어 Y자 두갈래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방향으로 표기된 흰색 화살표가 있지만 조상묘 찾아가는 표시라 생각되어 무시하고
좀 더 뚜렷한 왼쪽길을 따르니 넓은 외길이라, 비탐길에 이런 산행로가 있나 의심이 들 정도로 탄탄대로다.
전주에서 광주팀과 만나기로 한 일차 집결지 구례로 내려오는 아침내내 비가 내려 걱정스러웠는데
구례에서 점심을 든 후 막상 산행을 시작하는 정오 무렵부터 거짓말 같이 개어 마음이 가뿐해진다.
첫 휴식에 배낭무게 체크하며 누가누가 부식을 많이 챙겼나 점검시간을 가지며 웃음꽃이 피고....^^
아직은 고도가 낮고 생각밖으로 상당히 온후한 기후 덕에 육수깨나 흘린다.
그것도 잠시...
고도를 서서히 높여가니 곧 설국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발맛을 느껴보는 시간이 시작된다.
해본 사람만이 아는 無痕踏雪...
아무도 가지 않은 눈밭 한복판에 첫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맛이란....???
곧이어 만나는 잣나무숲부터는 아예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쳐간다.
그래도 이 철쭉숲만 헤쳐가면.....
드디어 시야가 확 트이는 헬기장에 서고....(14:45)
바로 앞 눈앞에 펼쳐지는 웅장한 백운산군이 압도하듯 다가온다.
잠시 주변 산세에 빠싹한 혜초님 설명에 주변 산세를 익혀보는 시간도 가져보고....
백운산 우측으로 사성암이 자리한 오산등 구례의 알만한 산들이 도열하여 있고
그 뒤로 실루엣 처럼 전남의 무등산 모후산 조계산 산그리메가 아스라히 시야에 잡히지만
아직은 카메라 렌즈가 사람 눈을 따라갈 수 없음인 지 사진상으로는 전혀 표현이 되지 않는다.
헬기장 위쪽에 자리한 가짜 왕시루봉 정상석...
미국인선교사휴양관 갈림길에 있는 소나무 아래에 배낭을 두고 왕시루봉에 다녀오기로 한다.
왕시루봉 능선 오름길 우측에 자리한 그 유명한 '왕의강' 포인트,
'왕의강'은 몇년전 국립공원사진공모전에 이 곳에서 저 앞 섬진강을 담은 사진을 출품하여 입상한 작품이름이라고 하는데...
산행기를 작성하면서 '왕의강' 진본을 찾기 위하여 관계된 사이트등 여러 곳을 뒤져보았으나 동명의 작품은 찾을 수 없었다.
아마도 '왕의강'이란 이름은 용트림 하는 듯한 강의 형상에서 영감을 얻은 호사가에 의해 후에 지어지지 않았나 싶다.
당겨본 남도대교와 화개장터...그리고 지리십경 청류 섬진강,
산행기 작성을 위한 기록용이라지만 담은 사진이 너무 졸렬하여 이해를 돕기위하여 국립공원홈피에서 사진과 설명을 빌려왔다.
참고사진<섬진강의 가을>▼-자료출처<국립공원갤러리>
제 10회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입상작
10042_지리산_섬진강의 가을_이경선
지리산 왕시루봉에서 바라본 섬진강의 모습.
아침빛을 머금어 붉게 빛나는 왕시루봉의 억새가 가을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주고 있었다.
첫 조망처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우측 헬기장에 조망처가 또 있다.
'왕의강'을 검색하여 보면 자주 등장하는 철쭉나무를 배경으로 담은 사진은 여기서 담았나 보다.
참고사진<왕시루봉의 철쭉>▼-자료출처<국립공원갤러리>
제 10회 국립공원 사진공모전 입상작
10054_지리산_왕시루봉의 철쭉_최정철
왕시루봉의 철쭉과 지리산을 감싸며 도는 섬진강의 굽이굽이 줄기를 작품화하였다.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봉애산능선 건너 황장산 촛대봉능선이 자리하고...
그 뒤로 정상이 여인의 유두형상을 닮은 삼신봉이 시야에 잡힌다.
당겨보면 삼신봉 정상부위가 유두 형상임이 확연하다.
왕시루봉으로~~
봉애산 갈림길과....
묘역을 지나....
능선 우측 절벽 조망처에서 뫼 山 자를 형성한 천왕봉을 시야에 넣어본다.
정상 직전 또 한차례 절벽위 조망처에서 안전을위해 잡목을 부여잡고 다시 한번 카메라를 들이댄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이 모든 것을 합쳐보고...개인적 경험으로 기술한 거라 오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봉애산갈림길에서 다른 일행들은 이미 경험한 산이고 볼 것이 없다고 진작에 돌아갔지만
소나무향형님과 둘이 산죽길을 잠시 따르니 역시나 아무런 표식이나 볼거리가 없는 왕시루봉 정상이다.
그래도 지리의 품에 들때마다 멀리서 바라만 보았던 산, 때론 능선에서 때론 계곡에서...
지리 어디서 보아도 그 웅장한 형상 때문에 뚜렷이 구별되며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왕시루봉!
정상 모습으로서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경험하였다는 뿌듯함이 가슴속 깊이 충만해진다.
에고, 그런데 너무 시간을 지체하였다. 해가 지기 전에 사이트를 구축하여야겠기에......(15:57)
달려~어!
왕시루봉에서 20 분만에 수양관갈림길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유할 적당한 곳을 찾아 수양관으로...(16:20)
Chapel(채플)....예배당,
선교사 유적지는 1920년 이질이나 말라리아 등으로 선교사 자녀 9명이 사망하자,
1925년 여름 기온이 서늘한 노고단에 미국 선교사들이 일제와 협의를 하여 휴양시설을 마련한 것이 시초다.
그러나 노고단 휴양소는 1940년 일제에 의해 선교사들이 강제 출국당하면서 적산 처리되어 50년대 말까지
천막 휴양소를 유지하다가 6.25때 모두 소실되고 1962년 토지 소유주인 서울대의 허가를 얻어 왕시루봉으로 옮겨왔다.
이후 10년간 선교사 휴양기관으로 사용하였으나 외국인 선교사 수가 격감하면서 이용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현재는 린튼 선교사의 소천 후 아들인 인요한 박사(세브란스 외국인 진료소장)가 관리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관리인에게 하루밤 유하기를 청하자 국공이 수시로 드나들어 안된다고 거절을 한다.
전에 거주하던 아주머니가 추위에 차마 거절을 못하고 박꾼들에게 숙박을 무심코 허락하였는데
하산 후 그런 사실을 블로그나 카페에 자랑삼아 올렸던 산행기가 문제가 되어 강제로 퇴거 조치되었단다.
선한 인간적 호의가 악의로 되돌아올 수 있는 문제라 산행기 작성에 신중을 기하여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터 다지기...
어쩔 수 없이 되돌아 나와 움푹 파여 바람 피하기가 좋은 수영장에 살짜기 사이트 구축...
지난 한 해 산행중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로 웃음꽃을 피우다 酒님이 동이나자 각자 집으로...
지난 밤 왕시루봉 주변 산 눈이 다 날라갈 정도로 심한 바람이 불었지만 움푹 파인 휴양관 수영장 터에
사이트를 구축하였기에 별 추위를 느끼지 못하고 숙면을 취한 후 일출보러 왕의강 조망대로 나왔다...(07:21)
아침 찬 기온에 손을 비비며 10 여분 기다리니 성제봉 신선대 위로 해가 솟아오르기 시작한다.(07:31)
오랫만에 맞이하는 일출이라 솟는 해를 바라보며 작은 소망을 빌어본다...(07:37)
떡국으로 아침식사 후 주변정리를 말끔히 한 후 기념샷 한장 남긴후 왔던 길로 하산....
지난 밤에 바람이 얼마나 불었던지 그 많은 눈들이 다 날라가고 없다.
에고, 그런데 하산길중에 국공과 조우...그 다음은 각자 상상의 나래를...^^
비타오백길을 걸음할 때는 국공이 접근하기 쉬운 임도는 피하라는 철칙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된다.
뭔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것에
선뜻 나서기 꺼려지는 연배에 입문한 백패킹이지만
걸출한 산우님들 덕분에
서락 귀때기청봉에서 머리를 올리고
지리산 왕시루봉에서 송년비박을 하는 복을 누렸습니다.
갑오년 한해 동안 같이하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들머리 근처 파도저수지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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