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계등에서...'
청산도에서 1시 반 훼리호를 타고 완도항으로 나오니 2시 반이다.
아직 이른 오후 시간대라 일단 완도 서쪽 해변따라 형성된 77번 국도로 귀가길을 잡은 후,
도로 주변 볼만한 관광명소 몇 군데를 둘러 보기로 한다.
정도리 구계등...?
자주는 아니지만 몇 번 완도로 여행을 와봤는데 처음 듣는 지명이다.
일찍이 국가 명승으로 지정될 만큼 그 모양이 독특한 곳이고 더구나 77번 도로변에 있는데...
구계등은 완도항에서 서쪽으로 4km쯤 떨어진 완도읍 정도리에 있는 길이 800m, 폭 200m의 갯돌해변이다.
바다로 내려가는 자갈해안이 9층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구계등이라 부른다.
마침 우리가 방문한 시간에 해설사님이 열심히 설명을 하신다.
알고보니 신라 흥덕왕 3년 해상왕 장보고가 이 지대를 녹원지로 봉하였고,
해송뿐 아니라 감탕나무 가시나무 등 남부 특유의 상록수와 특이하게 태산목·단풍나무 등 활엽수가
해안선을 따라 방풍림으로 형성되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자연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역사적 의미 뿐만 아니라 생태계적 가치도 큰 곳이었다.
그런 어려운 애기는 모르겠고 해변에 내려서니 일단 탁트인 절경이 시원스러웠다.
특이하게 일반 해안보다 경사가 상당히 급한데다 이 긴 해안이 전부 갯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내눈에는 아홉개 계단은 커녕 대~여섯개 계단 형태도 없어 나중에 설명판을 읽어 보니
수중으로 자갈밭이 750m 정도 연장되어 있어 조수 간만의 차가 가장 심하다는 사리 때나
아홉 계단을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소나무가 주를 이루는 일반 방풍림과 달리 활엽수가 많은 것도 특이하였다.
이렇게 우연히 들른 구계등을 둘러보고 남도의 대표적 식물원인 완도 수목원을 찾아간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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