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다리...'
엊그제 방송을 보니 작금의 경제사정이 IMF시절 못지 않는 불경기란다.
얼마나 불경기인가 여름한철 장사라는 아이스크림도 동네마트에서 1,000 원에 몇 개씩 떨이를 할 정도다.
해마다 이 시기에는 여름휴가도 제대로 찾지 못할 정도로 불철주야 바빴건만 올해는 몸담고 있는 회사도
주말 휴일을 맘편히 보낼 정도로 한가해져 이런저런 복잡한 머리도 식힐 겸 산으로 하룻밤 노숙을 하러간다.
오늘 찾을 白鵝山은 평소에도 짜릿한 암릉과 고도에 비하여 탁트인 조망으로 매니아층에 입소문이 난 산인데,
최근에 6.25 당시 빨치산과 군경의 전투가 치열했던 마당바위와 절터바위를 잇는 협곡에 '하늘다리'란 현수교가
놓여져 전국적으로 유명한 관광지 산이 되었다. 산봉우리 암질이 하얀 석회석으로 이루어져 마치 흰 거위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백아산이란 이름으로 불리운다.
'하룻밤 노숙한 마당바위...'
백아산 마당바위를 노숙지로 택한 이유는 근처에 약수터가 있어 물을 짊어지고 갈 필요가 없고,
박지 마당바위가 6.25때 치열한 전투 현장이어서 그런지 한밤중에 일어나 보니 뭔지 모를 스산한 기운도 감돌아
요즘같이 뜨거운 여름밤 술한잔 먹고 아무 생각없이 하룻밤 시원하게 자고오기 좋은 최적지라 생각 되어서였다.
산행일시:2016년 7월 23~24일 토~일 양일간,한증막을 방불하는 찜통더위에 익일 구름까지 껴 조망 좋지 못했음
산행여정:덕고개주차장→ 능선삼거리→ 마당바위(일박)↗↙ 백아산→ 하늘다리 → 북서능→ 관광목장→ 덕고개
산행시간:더위를 피하여 저녁시간에 올라가서 하루자고 오전에 바로 내려와서 별 의미 없음
함께한님:너무 더워 광주팀(탱크,본때,하서)과 함께 야유회 모드로...
덕고개주차장→ 능선삼거리→ 마당바위(일박)↗↙ 백아산→ 하늘다리 → 북서능→ 관광목장→ 덕고개
폭염이 작렬하는 백아산 덕고개주차장...(06:30)
대부분 원점회귀산행은 들날머리가 함께 있는 '백아산관광목장'에서 시작하는데
전주에서 15번 국도를 타고 나홀로 오는 내가 찾기쉽게 도로변 덕고개주차장을 들머리로 잡았다.
예나 지금이나 지각생들은 대부분 학교 근처에 사는 애들이라고,
함께할 광주팀을 기다리며 주차장에서 북쪽암릉을 당겨보니 하늘다리가 보인다.
일체의 주류는 준비하지 않고 백아산 향토주를 북면사무소 근처 양조장에서 구매한 후
개인별로 한통식 짊어지고 가기로 하는데 먹고는 가겠지만 짊어지고 가려니 그 무게로 죽을 맛이다.
여기서부터 숲길로....
푹푹찌는 더위에 바람한점 없어 마치 한증막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드는데
무거운 박짐에 무식하게 4.5리터 동동주를 한통씩 짊어지다 보니 걷다 쉬다를 반복하게 된다.
가뿐 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와중에도 본때님 자세에서 뭔지모를 의도가 엿보인다...?
ㅋㅋㅋ~이번에 수제화로 말발굽을 바꾸더니 대놓고 자랑하고 싶어 이 더위에 통풍이 시원찮은 쫄쫄이를 입고 왔다~~^^
백아산은 전형적인 바위산이지만 등로 대부분이 걷기 좋은 그늘진 숲길인데
폭염경보가 발효된 날답게 푹푹찌는 더위에 연신 흘러내리는 땀이 주체못할 정도다.
마당바위 안부에 올라서고..(19:00)
더워 미치겠다는 본때님 인증샷을 담으면서도 새로 갈아탄 말발굽에 포인트를 주려고 애쓴다.ㅋㅋㅋ
오늘 같은 무더위에는 방콕이 정답인데 반강제적(?) 권유로 이런 멋진 산에 초대해 주어 고맙습니다.
본때님 아니면 심란한 기분에 캔맥주나 까면서 지금쯤 집에서 딩굴딩굴하며 테레비나 보고 있을 텐데.....
100여 미터 떨어진 약수터는 일단 사이트를 구축한 후 다녀오기로 하고
좌틀하여 30여 미터 급한 목책계단을 오르자 평편한 암(岩)부에 기막힌 조망처가 나타난다.
저멀리 중앙에 모후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우측으로 항아리 모양의 옹성산이 손에 잡힐 둣하다.
노을 속에 무등산도 붉게 물들어 가고...
빨치산 전남도당사령부가 자리했던 철쭉단지와 내일 둘러볼 천불봉과 백아산 정상...
마당바위에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벌써 집을 다 짓었다.
원래 동작이 굼뜬 나는 이왕 늦어진 김에 서산으로 기우는 일몰을 감상한 후 천천히 집을 짓기로 한다.
옹성산...
무등산...
하늘다리...
마당바위 조망처에서 하늘다리를 이리저리 당겨서 담는데 순식간에 해가 넘어가는 모습에 급히 하늘다리로....
에고 늦어버렸네...
천불봉 백아산...
북쪽으로는 남원 고리봉만 보이고 그 우측으로 자리한 동악산은 연무에 시야에 잡히지 않는다.
사이트를 구축한 후 식수를 구하러 약수터로...(20:00)
철쭉단지에서 올려다본 하늘다리...
맨 좌측 암반이 우리가 사이트를 구축한 마당바위 헬기장이다.
생각밖으로 약수터 수량이 풍부하다.
사방 거칠은 암봉에 물이 풍부한 약수터가 있어 빨치산 전남도당사령부가 자리할만한 천혜의 요새지다.
'탱크'라는 닉네임처럼 힘이 좋은 상일씨가 야채를 겁나게 많이 가져왔다.
저 많은 야채를 언제 다 먹을까 우려했지만 이 놈과 함께 밤이 깊도록 도란도란 애기를 나누다보니 말끔히 없어지더라....
잠들기 전 자정무렵 달이 뜨길래 이번에 갈아탄 카메라 테스트도 할 겸 달을 담아보았다.
사진을 오로지 산행기록용으로 이용하는 관계로 평소 삼각대는 지참하지 않아 오리지널 팔각대로...
'환상속의 그대'란 말처럼...
너무 가까워지면 실망한다고사람이나 달이나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이 헐 좋은 것 같다.
익일 아침...(04:30)
뭔일인 지 요즘 일출빨이 영 받지를 않는다.
백아산에서 일출은 마당바위가 천불봉과 백아산에 막힌 관계로 백아산 정상에 가야해서
새벽 일찍 멋진 일출을 기대하고 일어났건만 구름에 갇혀 사방이 오리무중이라 다시 취침모드로...
날이 밝았건만 여전히 사방히 오리무중이라 하서도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06:30)
옹성산,무등산은 구름에 숨고...
혹시나 하고 구름다리에 간 본때도 실망한 표정이 역력하고...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조망은 없지만 하서와 둘이서 백아산 정상에 잠깐 다녀오기로 한다...(08:20)
예상대로 구름에 갇혀 조망은 꽝~~
20 분 거리 백아산 정상에서 회사동료를 만난 하서...
미안했던지 돌아오는 길에 잠깐 하늘이 열리면서 천불봉과 마당바위 상여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철쭉단지에서 하늘다리...
누가 기획하였는지 어떻게 저곳에 구름다리를 설치할 이런 멋진 생각을 했을까...?
하산은 하늘다리를 건너 북서능따라 관광목장으로...(10:10)
관광목장 하산길도 처음만 감깐 암릉따라 급한 경사지만 곧 유순한 육산길이다.
얼음굴이란 표식이 있어 혹시나 하고 고개를 들이밀어 보지만 역씨나고....^^
유순한 등로를 따르다 능선삼거리에서 관광목장으로..(10:35)
각수바위...(10:55)
짐작컨데 각수바위는 角獸 뿔달린 짐승을 뜻하는 가 보다.
각수바위에서 5분여 내려서면 백아산관광목장이다.
반대편 들머리...
도로를 걷지 않고 편하게 하늘다리 원점회귀산행을 하려면 관광목장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관광목장에서 육회비빔밥으로 점심을 들고 도로따라 400여 미터 거리인 덕고개로...
하늘다리...
잠깐 사이 거리지만 달구어진 아스팔트길 열기가 대단하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날머리가 있는 백아관광목장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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