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연못...'
지리산을 좀 다녔다는 산꾼이면 거의 필수코스로 걸음해 보아야할 곳이 몇 군데 있다.
천왕일출(天王日出)로 시작하는 지리10景, 기도빨이 잘 받는다는 지리10臺, 크기나 규모면에서 지리산에서
세번째 안에 들어간다는 심원 문수 칠선계곡을 이르는 지리산 3대계곡, 고찰 화엄사 천은사 쌍계사를 칭하는
지리산 3대사찰, 지리산 3대 얼음골,독바위...등 거의 공식적인 곳이 있고, '이끼폭포' '와운카페''청학연못'...등
누가 언제 칭하였는지는 몰라도 그 이름에서 낭만적인 의미나 그림이 연상되는 산꾼들만의 로망 답사코스도 있다.
그중 웬만한 곳은 거의 경험하였지만 아직 미답이었던 청학연못을 운무에 잠겨 가을정취가 가득한 10월 초에 다녀왔다.
백무동 →한신계곡 →세석 →청학연못 →촛대봉 →세석 →한신계곡 →백무동 원점회귀산행 / 16.9km
백무동...(06:45)
원래 계획은 도장골을 경유하여 시루봉 청학연못으로 걸음하려 하였으나 비예보에
계곡산행이 무리라 오늘은 정규등로로 세석으로 올라 장터목에서 하산하기로 변경하였다.
지리에 들어 풍진세상사 뒤로 하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무위자연의 삶 흉내라도 내보려는데
국립공원탐방지원센타에서 내걸은 현란한 입간판과 전광판이 눈에 거슬린다.
무슨 카드회사도 아니고..포인트야 그런다 치고...금융정보는 또 뭔가...?
간만의 지리행보에 날씨가 꾸릿꾸릿하여 심기가 불편한 탓이리라~~
첫나들이폭포...
아직 10월초라 단풍이 내려오지 않았다.
한신능선 너머 점점 하늘이 열리는 거 같아 기대감을 품게 하지만 개뿔~~^^
가내소폭포...
점점 고도를 높이니 주변색이 붉으스름해진다.
누군가 계곡 한켠에 못보던 목조 조형물을 세워놓았다.
‘무양’은 마음의 병이 없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몸에 병이나 탈이 없는 것을 말하는데 ‘무고(無故)’로도 쓴다.
‘양(恙)’이란 ‘양충(恙蟲)’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사람의 뱃속에 들어가 마음을 파먹는 벌레를 가리킨다고도 한다.
촛대봉골 합수점...(09:10)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깔끄막이 시작되며 제법 단풍든 고운 가을빛을 보여준다.
주능선에 붙으니 사방이 운무에 잠겨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샛거리 타임을 가지며 시간을 벌어보지만 시계가 하루종일 열릴 것 같지 않아
원래 계획한 촛대봉~연하선경~장터목 대신 청학연못~촛대봉으로 변경하기로 한다.
거림으로 내려서다 적당한 곳에서 청학연못으로 살며시 스며들기로...
우리팀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세석샘이나 02-17 초입대신
오래전 단풍이 아름다웠다는 찬붕성 기억을 믿고 02-18로 진입하는데 결론은 대박이었다.
가을단풍과 어우러진 운무속 선경이 환상 그 자체다.
청학연못...(11:10)
부드러운 그늘사초를 헤치고 침엽수와 단풍숲이 어우러진 숲길을 따르니 청학연못이다.
그윽한 가을정취를 만끽하며 코스를 청학연못으로 변경하기를 잘했다 자축도 하고,
조금은 미안함이 들 정도로 거나하게 차린 산상만찬을 느긋하게 즐긴후 촛대봉으로 길을 잡았다.
촛대봉 청학연못 들머리...(12:25)
때늦은 구절초가 만발한 촛대봉 바위지대에 이르니 빗방울이 더 굵어진다.
올해는 구절초를 못보고 지나가나 했는데 다행히 맛보기라도 했구나...
촛대봉에서 세석으로...(12:50)
가을 연하선경이 궁금은 하지만 계속되는 빗줄기에 연하봉 또한 조망없기는 마찬가지라 그냥 하산하기로 한다.
세석대피소에서 한방차를 끓여 몸을 데피고...차향이 그윽하고 독특하여
비오는 가을날에 어울린다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이쪽 방면에 무지하여 이름이 생각이 안난다.
사두암...(15:15)
이름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오래전 이 바위를 처음 봤을 때부터 뱀머리바위를 뜻하는 사두암으로 지었다.
승천하다 벼락을 맞은 듯 짤려진 몸통부분도 확연하고 옆 계곡 뱀사골에 있으면 전설 한자락 나올듯하게 형상이 아주 리얼하다.
언제나 그렇듯 하산하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이 개인다...(16:00)
우중에도 시종일관 웃으며 즐겁게 동행하여주신 산우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오늘 산행중 최고봉인 지리산촛대봉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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