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골 직전 비박터 조망바위에서...'
밤에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자식들 성혼시킨다는 청첩장이 쉴 새 없이 날라오는 것이 봄이 찾아온 모양이다.
여인네 옷차림에서 봄이 왔음을 안다지만 요즘은 청첩장이 봄소식을 실어온다고 주말에는 예식장 찾는라 바쁘다.
이번 주말도 나뿐만 아니라 산우들도 이런저런 결혼식 참석하느라 토요일은 짬이 나지 않아 일요일에 산행을 하였다.
다들 월요병을 앓는 직장인들이라 일요일 빡센 산행이 부담이 되어,지리산문이 닫혀 도둑걸음 한다는 핑계로 짧은 코스로
만복대를 다녀왔는데,산색이 예쁘지 않은 어중간한 시기임에도 봄기운과 매서운 삭풍을 골고루 맛보는 복된 산행을 하였다.
도계쉼터 →군막터 →만복대골 →묘봉암터 →조망묘역 ↗↙만복대 →절골직전 비박터 →절골 →절터 →도계골 →도계쉼터 원점회귀산행 / 6.43km
원점회귀가 용이한 달궁삼거리 위 도계쉼터에 차량을 주차하고...(07:30)
산행채비를 한 후 성삼재 방향 861번 도로를 따라 산행들머리 군막터로 길을 잡는다.
도로를 따라 10여분 걸음하니 만복대골 초입 군막터다...(07:45)
예전에 성삼재 도로를 건설하던 군부대가 주둔하던 곳이라 군막터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한다.
군막터 철책을 넘어 만복대골에 들어서자마자 얼음반 물반 폭포가 반긴다.
어느덧 계곡엔 봄기운이 그윽하지만 못내 아쉬운 듯 겨울은 가기 싫은가 보다.
계곡은 아직은 겨울을 보내지 않은 듯 힘겹게 빙폭을 유지하지만 충분히 계곡치기가 가능할 것도 같은 상태라
유난히 골치기를 좋아하는 리더 찬붕성이 잠시 갈등에 잠기더만 안전이 우선이라 이내 계곡 옆 산길로 길을 잡는다.
계곡 옆 산죽숲을 가르는 완만한 등로를 잠시 치고 오르니 생각밖으로 뚜렷한 산길이 이어지고,
등로 우측에 간간히 집터 흔적이 보여 혹시 '여기가 묘봉암터인가'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게 만든다.
두 주 전 걸음한 오얏골도 그렇고 집터 흔적이 말해주듯 산길이 동네 뒷산 수준이다.
만복대가 지리산 본류는 아니라지만 명색히 지리서북능선 맹주임에도 오름하는 산길이 너무나 완만하다.
묘봉암사거리...(08:20)
거의 평지 수준의 완만한 산길 좌우로 겨우살이가 지천이다.
장비만 제대로 준비하면 큰힘 들이지 않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겠다 싶을 때 묘봉암 삼거리에 닿는다.
곧이어 유순한 산길따라 5분여 걸음하면 묘봉암터다.
여기저기 난잡하게 벌목한 흔적이 난무한 중앙에 생뚱맞게 묘역이 있다.
짐작컨데 후손들이 따스한 양지를 지향하고자 주변 나무를 벌목한 모양이다.
조망좋은 묘역...(08:40)
정면에 묘봉치와 작은고리봉 좌측 뒤로 종석대 노고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터다.
조망 좋은 묘역 이후 등로는 계곡 옆 산길에서 본격적으로 능선으로 이어진다.
급경사 된비알과 빽빽한 싸리나무를 헤치고 능선에 붙으니 드디어 광활한 억새평원 만복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조망도 일망무제라 따스한 양지바른 한켠에서 잠시 쉼을 가지며 조망을 즐겨본다.
반야봉...
만복대...
도둑걸음하는 형편이라 탁트인 평원을 드러내놓고 걸음하기가 뭐해서
만복대 정상부 근처를 당겨서 확인해보니 다행히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Ok, let's go~~
천왕봉...
만복대동릉...
방금 전까지만 해도 봄이더니 정상부에 다가가니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친다.
만복대...(09:40)
매서운 칼바람에 손끝이 아려올 정도라 재빨리 인증샷을 담고...
노고단 쪽...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쭉 돌아 조망을 즐겨본다.
서북능선...
견두지맥...
지평선도 아니고 구름띠가 길게 드리웠다.
한 달 전 걸음한 왼골...
삼 주 전 걸음한 세걸산과 오얏골...
고리봉 뒤로 구름띠에 잠겼다 드러났다 하는 덕유능선을 조금 당겨서...
잠시 조망을 즐긴 후 서둘러 왔던길 백하여 절골로 하산길을 잡는다.
능선 중간에 좌측으로 분기한 만복대동릉...
만복대남릉 직전 비박터 조망처로...
절골 직전 비박터 앞 조망바위에서...(09:55)
오름한 만복대골과 노고단과 서북능선...
반야봉 주변...
만복대동릉...
이 조망바위에서 직진 능선을 따라야 하는데 우측 남릉으로 향한 뚜렷한 산길을 무심코 따르다 잠시 알바를 한다.
빽빽한 싸리나무를 헤쳐나오느라 고생은 했지만 덕분에 비박터 아래 샘을 발견하게 된다.
하산로로 잡은 절골은 계곡 중간에 절터가 있어 절골이라 불린다.
특정한 산길은 없고 나무가 성긴 곳을 택하여 걸음하기 적당한 곳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한시간 넘게 차린 질펀한 점심..(11:10~12:20)
산행이 길거나 짧으나 먹거리는 항상 풍부하다는 거...^^
절터...(12:30)
생활용기 파편과 집터가 있는 산동장길 교차점을 지나고...
연이어 두릅 군락지역과...
산죽숲을 지나니 곧 두 계곡이 합쳐지는 합수부다.
자료를 찾아보니 절골은 여기까지고 이 후 계곡은 도계골 상류라 부르나보다.
합수부 이후부터 계곡이 규모가 커져 제법 볼만하다.
날머리...(13:35)
정령치로 가는 737번 지방도가 보인다.
통제된 정령치 방향 도로에서 썰매를 타려는 가족들로 달궁삼거리가 부산하다.
차량을 주차한 도계쉼터에서 소풍 같은 산행을 마친다...(6.43km / 6시간 10분)
지리산 산행중 가장 짧은 걸음이었으나 생각지도 못한 조망을 즐기느라 6시간이나 걸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차량을 주차한 도계쉼터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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