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 천일암..'
고질적인 인력부족에 신제품 출시까지 겹쳐 한달이 넘게 특근과 야근을 반복하였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이번주도 토요일까지 야근을 하다보니 너무 피곤하여 일요일은 밀린 산행기나 쓰며 뒹글거리려고 하였는데
산악회 따라 진천 중심봉으로 산행을 가는 광주 늘산성이 전주 ic를 지나면서 황송하게도 안부전화를 주신다.
산꾼의 안부전화 내용이야 "오늘은 어디 산에 갔냐?" "다음주는 어디로 가냐?"는 산에 관한 애기가 대부분이라,
가뜩이나 피곤을 핑계로 산행을 포기한 나태함에 후회막심인데 더 자극을 가한다...에고,그래 모악산이라도 가자~~
구이주차장 →동곡(선도계곡) →대감바위 →장군봉 →모악산정상 → 남봉 →신선대 →천일암 → 590봉 →마고암 → 구이주차장 원점회귀산행 / 7km
서두에 운동삼아 워낙 많이 다닌 산이라 '그냥 모악산이라도 가자'식으로 모악산을 표현하였지만
예로부터 3성7현(三聖七賢)이 태어날 곳으로 예언돼온 성지(聖地)로 깨달음을 얻는 성산(聖山)으로 대접받았다.
모악산에 대한 이름의 유래도 크게 두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정상 아래 쉰길바위를 멀리서 보면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있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하여 모악산이라 불렀다는 설이 거의 정설로 굳어졌지만,
仙道나 冥想쪽에 계시는 분들 주장은 원래는 '나만한 큰산이 없다는 의미인 무악산(毋岳山)'이 본래 이름인데
한자 毋 말 무자를 다른 뜻인 관 이름 모,관직 이름 모자로 오기하여 모악산(母岳山)이라 잘 못 전해진 것이라 한다.
참고로 선도에서는 나만한 큰 산이 없다는 전주의 무악산(毋岳山), 나와 대등한 산이 없다는 광주의 무등산(無等山),
나와 짝할 만한 산이 없다는 김해의 무척산(無隻山)을 삼남(三南)의 신령(神靈)한 삼신산(三神山), 삼무산(三無山)으로 부른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주차장에 어렵게 주차를 하고 어느 코스로 갈까? 잠시 고민를 해본다...(12:40)
점심먹고 느즈막하게 출발한 걸음에 시계조차 탁하여 한적한 계곡길을 걸음하기로 하고 오랫만에 동곡으로 들어선다.
구이 모악산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0.9km 이정목에서 천일암 방향으로...
천일암을 예전에는 동쪽에 있는 계곡이란 뜻인 동골 ,동곡에 있다하여 동곡암이라 불렀다.
20여년 전 모악산을 한창 다닐 때는 오솔길이었는데 지금은 임도수준이다.
예전에는 동쪽골짜기의 의미로 동골, 동곡이라 했는데 지금은 선도의 계곡으로 부르나보다.
자 그럼 선불교의 셰계로 들어가보자꾸나...
처음 동곡을 찾았을 때도 오늘처럼 아내와 함께 하였는데 그 당시에는 산길도 희미하고 인적도 없는데다
계곡 분위기가 음습하여 아내가 무섭다고 가지말자고 할 정도였는데 오랫만에 와보니 완전 관광모드로 바뀌었다.
마치 오지에 깊숙히 들어선 듯한 계곡이 이끼는 여전하지만 많이 밝아진 느낌이다.
우아일체 범아일여’(宇我一體 梵我一如)에서 나온 우아일체란 단어를
알파벳으로 소리나는 대로 풀어썼지만 제대로 된 영어는 뭘까? 궁금해진다.
천룡사 갈림길에서 천일암으로...(13:10)
천룡사는 말이 사찰이지 암자보다 못한 규모로 10여 전에도 산령각은 제법 번듯하였지만
대웅전도 없고 다 쓰러져가는 함석지붕 절집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하였나 궁금해진다.
어라, 마음이 비춰 보인다고...?
좋게 해석하면 투명...아니면 공허~~^^
등로 좌우로 완주군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는 흔적이 보인다.
이 바위 형상을 하트형상으로 보고 사랑바위라 명명한 모양인데 좀 억지스럽다.
영 아니다는 판단에 누군가 이정목을 망가뜨렸나 본데 내눈에는 우측 바위가 양이나 개의 두상으로 보인다.
두번째 계곡 갈림길에서 다시 천일암 방향으로...(13:30)
옳다구나 기를 받을 수 있다고...?
천신바위 위 천일암갈림길에서 천화폭포로...
정답게 애기를 나누며 산상만찬을 즐기는 이분들 보니 터가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사람수 보다 酒님을 모신 빈병이 훨씬 많았는데 위태해보이지 않고 여전히 활기롭고 재미나게 보인다.
근데,이 게 폭포라굽쇼...?^^
천화폭포 바로 위 능선 갈림길에서 아쉽지만 지척인 천룡사는 패쓰하고 장군봉으로...
대감이 탕건을 쓴 모습처럼 보인다하여 대감바위라 부른단다.
대감바위 위에서 조망을 즐겨보지만 연무로 영 신통치 못하다...
오름할 장군봉이 지척이다.
하산할 때 들러볼 예정인 천일암....
장군봉...(14:15)
장군봉이 백제때부터 천하명당으로 소문이 나서 이곳에 암매장을 하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암장을 하면 가뭄이 들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묘소를 파내고 북쪽에 있는 무제봉에서 기우제를 올렸다고 하는데
사진처럼 떡하니 묘역이 자리하고 있지만 전국에서 가뭄 없기로 소문난 고장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가뭄이 들었다는 소식이 없다.
명당터답게 조망 하나는 끝내준다.
아니면 묘역 뒤 소나무가 자리한 곳이 장군봉 실제 정상이라서 그런가...?
소나무가 자리한 장군봉 실제 정상...
장군봉에서 모악산 정상까지는 땀깨나 뽑아내는 된비알이다.
정상 아래 갈림길에서 북봉전망대 방향으로...
비록 이정목은 있지만 이구간은 천룡사부터 출입금지구간이라 여전히 오솔길을 유지하고 있었다.
모악산 옛 정상석...(14:30)
방송시설 옥상을 개방하기 전인 2008년까지는 여기가 모악산 정상이었다.
능선 갈림길에서 철책 아래 옆으로 이어진 샛길을 따라 올라왔다.
소나무가 자리한 장군봉...
조금 귀찮지만 맨몸으로 왔다고 아가부터 투덜거리는 아내도 달랠겸 전망대 아래 파라솔에서 막걸리 한잔 하고 오기로...^^
마늘쫑에 시원한 막걸리 한잔 들이키고 다시 정상쪽으로 백하여 남봉 헬기장으로...
정상은 지난주에도 올라보았기에 패스하고 정상 우측으로 에둘러 남봉으로...
남봉전망대...
오늘은 영 조망이 좋지 못하여 남봉전망대도 패쓰하고 남릉따라 천임암으로...
신선바위...(15:25)
신선바위는 두 신선이 구이저수지를 내려다 보고 있는 형상이라고 한다.
이 작은 쌍바위를 신선바위(신선대)라 하는데 볼 때마다 영 신뢰가 가지 않는다.
차라리 남봉전망대 바위군이 더 신빙성이 있지 않을까 싶지만 그쪽에서는 구이저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물론 이 방향에서도 구이저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거...^^
신선바위 바로 아래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들어서야 일지바위로 바로 직행할 수 있다.
그전에는 동굴입구가 일직선 모양이라 일지동굴이라 부르나 보다 했는데 오늘보니 일지선사가 수양한 동굴이라서란다.
영상 10도를 상회하는 날씨인데 고드름을 보니 범상치 않은 곳임은 분명한 모양이다.
꼬꾸라질 듯한 급경사 너덜겅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다 보니 좌측 능선에 대감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천일암...(15:45)
단학과 뇌호흡을 보급하기 시작한 현대단학의 창시자 일지(一指)대선사(大仙師)가 대각하신 곳이다.
불광선인을 모신 모악산 천제단...
제단의 중앙에 선인합일을 새기고 좌측에는 근원격인 천부경을 세우고 우측에는 구체적으로
민족통일 인류평화, 이상인간 한세계, 홍익인간 이화세계, 천지기운 천지마음, 등 추구하는 항목을 새겨놓았다.
원래 석가를 모시는 사찰 동곡사였지만 지금은 명상 단학 뇌호흡을 통하여 수양하는 천일암으로 바뀌었다.
불광전 천부전 천황바위등 다양한 수도공간이 있는 기도처중 천황바위는 출입을 통제하여 보지 못하였다.
잘은 모르지만 단학의 근원이 천부경인 모양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그 가치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구나...
이웃한 천룡사나 이곳 천일암에서 식수를 구할 수 있으니 모악산으로 언제 비박을 와야겠다.
마고암으로...
마고암으로 가는 능선에서도 사람 발길이 무섭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아내가 무섭다고 꺼려했던 그 적막했던 산길이 어느새 단단하게 알이 배긴 임도수준으로 변했다.
동기부여가 안 되어 모악산 산길중 아직 걸음해보지 못한 민속한의원 코스...
묘역이 자리한 590봉을 지나 직진 남릉전망대 방향으로...(16:10)
뿌연 미세먼지로 상학능선 뒤 전주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예술고 근처에 무얼 짓길래 저리 파훼쳤지...?
우측 옛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상당히 까칠한 구간이었는데 테크공사를 해놓았다.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주차장이지만 마고암을 거쳐가기로...
오래전 문수암때 와보고 처음이니 여기도 와보지 한참 되었다.
아,마고암도 천일암과 같이 마음을 수양하는 명상세터 비슷한 공간이구나...!
미처 몰랐던 사실에 신기해하며 여기저기 사진을 담는데 관계자이신 듯한 조용한 중년부인이 제지를 한다.
마고암이 인터넷상에 많이 알려지다 보니 기독교쪽 좋지 않은 시선에 많은 애로가 있어 사진 담는 걸 허용하지 않기로 했단다...헐~~
광명종이라 불리우는 종각이나 대웅전 마고전 등이 전부 한글로 쓰여져 상당히 이채로왔는데,
부처님을 모시는 일반 사찰과 달리 대웅전에 우리 한민족의 시조인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고 있었다.
자세히 둘러보고 싶어도 수양을 하는 공간이라 방해가 될까봐 자제하고 도립미술관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수박 겉핧기식으로 仙道세계를 따라 걸음하였지만 뭔지모를 충일감에 하산길이 즐겁다.
티브이를 시청하며 뒹굴거리다 점심시간 다되어 집을 나섰지만 가볍게라도 땀을 흘렸다는 자족감이겠지만...
애들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들로 놀이공원을 방불하는 미술관에서 오늘 산행을 마치고
주차장 근처 완주군 로컬푸드매장에서 오늘 산행길에 받은 필에 힘있어 선식을 다량 구매하여 집으로...(17:00)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하산길이 예뻣던 마고암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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