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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산

조망처 딱 한군데 보고 찾은 무주 조항산-옥녀봉..!



'말발굽바위에서...'






그 산 자체의 수려함이나 산세보다 단지 주변 산의 조망이 좋아서 찾는 산이 있다. 

무주군 부남면과 적상면 경계에 있는 조항산(鳥項山)이 그런 산인데 한글로 해석하면 '새의 목'이란 뜻이다.

평지돌출의 산도 아니고 고도도 낮지만 새가 목을 길게 늘어뜨리고 주변을 살피는 듯한 산세 덕에 조망이 좋은 산이다.

특히 조항산 남쪽능선에 있는 깍아지른 12폭 병풍바위는 진안 완주의 산군을 정동쪽에서 조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조망처라,

모처럼 맞는 쾌청한 가을날에 주변 이름난 명산 나두고 또 이런 듣보잡 산을 찾는다고 투덜거리는 아내를 달래어 어렵게 산행에 나선다.
















부남면 우체국-정자-대문바위갈림길(벌목지대)-옥녀봉-신선봉(공원묘원)-병풍바위(말발굽바위)-조항산-철계단-율소갈림길-조망처-독가-우체국 원점회귀산행/8.09km 











대문바위...

전주에서 30번 국도를 타고가다 장안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635번 지방도로 5분여 진행하면 부남면무소 500m 전쯤에 있다.


















부남면 제2경으로 도로 건너 좌측에 등산안내도와 함께 옥녀봉으로 직등하는 등산로 초입이 있다.

대문(大門)바위는 이름에 걸맞게 전염병이 나돌때 이곳에 대문을 달아 오가는 행인들을 통제 했다고 한.



























소개글을 보면 금강에 반은 잠겨있는 대문바위 위에는 천년송 여섯그루가 의연하게 버티고 있어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고

한고장을 대표하는 명물이 으례 그렇듯 대문바위 아래 깊은 소에는 황소를 잡아먹는 이무기가 살았다는 전설 또한 내려온다고 한다.










한여름 못지않은 따가운 햇쌀이 내리쬐는 부남면 복지회관 앞에 주차를 하고...(12:00)









 

마을 안쪽으로 들어선 뒤 부남우체국과 부남떡방앗간 사잇길로 약 50m를 들어가면 부남 중,초등학교 담벽 맞은 편에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시골 학교답게 담벽에 도종환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과 김용택시인의 '나비는 청산가네..'등 시화가 그려져있다.



















그런데 아내 표현을 빌리면 듣보잡 동네뒷산인 조항산이지만 올 봄에 찾고 이번이 두 번째 걸음이라 익숙할 텐데,

오늘따라 아내가 유심히 안내도를 살피더니 경사만 급하지 볼 것 없는 옥녀봉은 패스하고 계곡따라 바로 신선봉으로 가잔다.... 










허허~~속담에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읆는다더니...이제는 제법 산세를 읽는다.

내 기억에 2002년인가? 아님 2003년인가...? 월간 '사람과 산'에 소개된 오래전 산행로는 계곡을 따라 조항산으로 직등하는 코스였다.

조항산은 계곡을 따라 올라야 폭포와 병풍바위의 비경에 푹 빠져볼 수 있으나 아쉽게도 지금은 상수도보호구역으로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뜻은 알겠지만 지난 번 왔을 때는 미세먼지 그득한 봄에 찾아서 별 감흥이 없었겠지만

오늘은 쾌청한 가을날에 찾아 조망도 있고 가을볕도 좋으니 그냥 옥녀봉으로 가자고 달래어 길을 나섰는데,

중간에 예기치 못한 벌목공사를 마주쳐 먼지 구덩이 속을 헤쳐가야하는 처지에 놓여 잔소리를 한참 듣게 된다.

















어찌되었든 처음 등산로 입구만 가파른 나무계단이고 정자까지 편안한 오솔길이 이어져 가뿐하게 출발은 하고...




















10분여 오름하면 아담한 정자...












건너편 지장산 줄기 지소산...

















뜻밖의 횡재...!

근처에 밤나무가 많은 율소마을 영향인지 잠깐사이 한주먹이다....


























옥녀봉...


























중앙 계곡 상단이 조항산....


















처음에는 이런 야산을 두 번씩이나 온다고 투덜거리던 아내도 호젓한 산길이 맘에 들었는지 걸음이 가벼웠는데...









허걱, 그런데 이 게 뭐다냐...?

저 앞에 보이는 트럭 뒤 지능선으로 등로가 이어지는데 벌목공사가 한창이다.

















대문바위갈림길에 이르자 무슨 목적인지 몰라도 벌목공사로 먼지가 날리고 아주 난리속이다

거기에 정오라 햇살까지 따가워 유난히 햇볕에 예민한 아내의 불똥이 두려워 멀리감치 떨어져 따라가기로...



























본격적으로 된비알 오름길이 시작되면서 자기 말대로"구절초나 보러가지 이런 거지 깽깽이 산을 왔다고" 투덜투덜....^^




















그도 그럴 것이 옥녀봉까지 거리가 겨우 0.9km인데 어찌나 경사가 급한지 마치 9km 마라톤을 뛰는 듯 숨이 가파온다.









 




















힘은 들지 산행로가 있는 지능선만 빼고 주변 좌우사면 나무들을 전부 베고 있어 포그레인 두대와 트럭 석대의 소음에

인부들 고함소리까지 더하니 호젓했던 산행길이 일순간에 공사판으로 바뀌어 짜증이 날 정도라 아내눈치 살피느라 죽을 맛이다.





























다행히 옥녀봉 정상에 가까워오니 소음도 잦아들고 주변 나무에 가을빛이 들기 시작하는 모습에 조금 풀어지는 모양이다.





























옥녀봉...(13:40)

옥녀봉 이름이 장모님 함자와 같아 재밌다고 너스레를 떠니 처음으로 웃음기를 보인다.

산행지가 맘에 안 든다고 내내 뒤꼭지만 보이며 앞서 가더니 조금 풀렸는지 처음으로 폼을 잡아준다.


















에고 파워야. 아내 말대로 구절초나 보러가지 뭐하러 조망산행을 와서 이 고생이냐..?









)


힘들게 올라왔지만 아쉽게도 옥녀봉 정상은 조망이 없고 단지 북쪽방향만 조금 열려 나뭇가지 사이로 서대산이 살짜기 보인다.










힘껏 당겨보고...











동쪽은 조항산 남릉능선 방향인데 나뭇가지 사이로 오늘 목적지 병풍바위가 살짜기 보인다.

오늘 산행의 목적은 저 병풍바위에서 진안 완주의 산군을 정동쪽에서 조망하는 거 오직 하나다.



















힘들여 올라왔건만 아깝게 다시 한참을 내려간 후 다시 두어 번 오르내림 길을 반복한다.


















이 후 조금 지루하다 싶도록 참나무와 갈참나무가 주수종인 호젓하고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능선 중간쯤 가다 기지개를 켜며 지루함을 떨치는데...


























어라,그런데 저 게 뭐이다냐...?









능선 바로 아래 계곡에 조성한 인삼밭이 아주 가갑게 시야에 들어온다.

처음부터 계곡길로 가자고 주장한 아내의 잔소리가 한참을 이어지는 거 당연지사라 오늘 산행 진짜로 안 풀린다.










문바위골에 조성한 인삼밭....


















산불감시탑이 있는 신선봉...(14:40)




















바로 아래에 선경묘원 임도가 조성되어있어 차량으로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다.











사진 우측으론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덕유산군이 펼쳐진다.











접근성이 좋아 車泊이 가능한 헬기장...










조항산 최고의 조망처 병풍바위 중 남쪽에 자리한 말밥굽바위...

헬기장을 지나 능선 좌측에 있는데 초입이 너무 평범하여 깜빡하면 지나칠 수 있다.



















말발굽바위 우측 병풍바위군...


















병풍바위 끝단에 아내가 서있다.











마이산이 있는 남쪽 진안 방향....










마이산 뒤 좌측으로 성수산과 덕태산이 겹쳐 하나의 산군으로 보인다.











정면으론 옥녀봉과 지장산 너머 진안의 산군들이 파노라마를 형성하고....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비록 겹쳐 보이지만 금강기맥과 금남정맥의 마루금이 아스라히 펼쳐진다.












덕유산도 남동쪽에 치우쳐 있으니 정동쪽에서 전북의 산군을 조망할 수 있는 산은 조항산이 유일하지 않을까 쉽다.

그런데 구봉산 9연봉이 겹쳐보여 9봉 천왕봉 한봉우리로만 보이듯 운장산 복두봉등 1000고지 이상 산군이 전부 중복되어 구별이 용이하지 않다.

운장산군 우측에 펼쳐진 산군들은 명도봉 명덕봉 장군봉 왕사봉 봉수대봉....등으로 고만고만한 산들이라 이름을 호명하기에 오기가 잇을 수 있어 패쓰...










지난 여름 걸음한 푸석암릉 뒤로 금남정맥.... 그 뒤 마루금이 금강기맥이다.









뚜렷하게 구분되는 봉우리 몇개만 불러본다...



























병풍바위에서 조항산까지 능선 등로는 임도처럼 넓고 편안하다.

가을이 왔음을 알리듯 초록빛 색감을 잃어가는 산책로 같은 숲길을 걷다보니 뜬금없는 정상석이 반긴다.










진짜배기 정상석은 아니지만 인증샷 한장 담고...



















100여 미터 뒤 진짜배기 조항산 정상에서 좌측 율소방향으로 하산길은 잡는다...(15:40)


















건설용 철제계단을 내려서면 잠시 가파른 하산길이 이어지다...

















김씨묘를 지나면서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편안한 숲길이 계속된다.

























벌목지대 조망처에서...



















율소마을 뒤로 보이는 멋드러진 층암절벽인 적벽과 적벽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적벽강....

















율소마을 갈림길에서 이정목 뒤 성묘길 따라 대소마을로...

이정목에 대소마을 표시는 없지만 대신 많은 띠지가 걸려있어 길 찾기는 쉽다.

















대둔산과 진악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마지막 조망처...



























대소마을 이정목에서 좌측 산책로 대신 직진 방향 임도로...

산책로가 처음 왔을 때는 뚜렷하였는데 그동안 찾는 사람이 없었는지 완전히 묵었다.


















이정목을 지나 몇걸음을 떼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고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바로 아래 너른 대지에 이국적인 침엽수림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전원주택이 시야에 들어온다.










아름답기가 한폭의 풍경화 그림같다...!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침엽수가 니기다소나무 같기도 하고...?



















오전에 오름한 옥녀봉과 벌목지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것을 보니 남향집이구나...


















임도따라 대소마을로...

















산행을 시작한 부남우체국 앞에서 짧지만 강렬했던 산행을 마친다...(17:20)

생각지도 못한 벌목공사로 먼지도 뒤집어 썼지만 가을빛이 좋았던 멋진 조망산행이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산행들날머리 부암우체국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