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달산 우측 슬랩구간..'
체육학대사전에서 슬랩(slab)을 찾아보면 암벽의 경사가 약 30∼70도인 밋밋하고 매끈한 바위를 뜻한다고 하고,
슬랩을 등반(slab climbing)하는 요령은 손으로 잡거나 발 디딜 곳(스탠스)이 없기 때문에 미끄러지기 매우 쉬우므로,
몸을 바위와 수평이 되게 하고 발을 11자로 유지하면서 손바닥을 곧게 펴서 바위를 짚고 몸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위 설명에 부합하는 슬랩을 전북의 산중에서 추려보니 내변산 용궐산 장군봉 등 몇 개의 산이 떠오르지만,
규모가 작은데 언제부터인가 전북 완주 사달산에 국내최장 길이인 250m 대슬랩이 있다고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
내 기억으론 단일 암장으론 전라북도에서 제일 큰 마이산(678m) 알바위조차도 높이 85m에 폭 100m 정도로 알고 있는데...
알고보니 무명봉으로 불리다가 2008년인가? 신성교 근처 돌섬산장 쥔장이 산길을 내어 돌섬바우봉으로 불리던 돌산을 이르는 애기더라.
신성마을 화이트밸리펜션–악어바위-물푸레나무-좌측슬랩–말잔등바위(삼거리)-사달산 왕복-거인마을이정표-우측슬랩-물푸레나무-화이트밸리 원점회귀 / 3.15km
초입이 있는 화이트밸리펜션 앞 도로에서 바라본 사달산 대슬랩...
예전에는 저 앞 전봇대에 '등산로입구'란 입간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또다른 반사경이 있는 이쪽 묘역길에서 주로 시작을 한다.
항상 그렇듯 아침을 빙자한 해장 막걸리타임으로 즐거운 만남을 시작하고...
오늘은 안주도 좋고 밧줄도 잡으니 담력을 키워야 한다는 명분하에 한잔씩 더...^^
묘역 입구에서 다시 한번 조망한 사달산 대슬랩...
이 산길이 생기기 전에 대슬랩 능선 뒤 사달산 정상에서 뻗어내린 능선으로 내려선 경험이 있다.
정해진 산길은 없지만 묘역부터 띠지가 계속 매어져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너덜겅 사이로 희미한 족적이 이어진다...
아래에서 보면 분명 멍멍이인데...
위쪽 임도에서 보면 악어모양이라....널 '악어바위'라 칭하노라~~
멋진 물푸레나무가 있는 첫 슬랩...
직등하면 좌측 대슬랩으로 바로 붙고 우측으로 길을 잡으면 트래버스구간이 있는 우측 대슬랩 하단에 닿는다.
바로 앞 보물산 암릉과 그 뒤로 병풍처럼 둘러선 장군봉 암릉이 웅장하다.
초입에서 30여 분 걸음하니 드디어 좌측 대슬랩 하단이다.
좌측 대슬랩 직전에서 자세히 보니 우측으로 희미한 족적이 보이며 길이 나뉜다.
10여 미터 따라가 보니 사달산 등정후 하산로로 택한 우측 슬랩 하단부 앞 안내판이 나온다.
우리팀 제일 베테랑 산꾼인 늘산성이 선등하고 연이어 형수와 아내가 그 뒤를 따르는데
매끈한 바위를 칭하는 슬랩치곤 스탠스가 너무나 뚜렷하여 밧줄에 의지하지 않고 별 어려움 없이 올라가고 있다.
심지어 고소가 약간 있는 구름바위 내자도 거침없이 올라갈 정도다.
오히려 아내가 걱정되어 바로 붙어서 오는 구름바위가 더 쩔쩔매는 모양새라 늘산성이 웃고 있다.
선답자들 산행기에 낡은 밧줄 상태와 너무 작은 나무에 매여져있다는 불만이 많아서 살펴보니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쪽 좌측 슬랩 뿐만아니라 우측 슬랩에 설치된 밧줄까지 합쳐 얼추 계산하여보니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양이 많았다.
이 무거운 밧줄을 메고와 후답자를 위해 설치한 돌섬산장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는 의미로 초기에는 이 암봉을 '돌섬바우봉'이라 불렀다.
중간부터는 슬랩구간 대신 잡목이 무성한 바위 밑둥으로 올려친다.
늘산성이 다들 자일을 지참하라하여 뚜벅이길 대신 중앙 슬랩구간으로 진행하는가 하였는데...^^
좌측 아래 사달산대슬랩 산길을 개척한 돌섬산장이 보이고 우측으로 못보던 임도가 새로 생겼다.
멀리서 보아도 산세가 뚜렷한 명도봉은 성봉에 가려 아직 보이지 않는다.
서쪽 조망처...
대부산...
뭔가 주고 싶고 베풀고 싶은 마음에 힘들여 밧줄을 설치하였어도 워낙 요상한 사람들이 많은 험한 세상이라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경고판을 설치한 심정이 헤아려져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한 생각이 든다.
사달산-럭키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말잔등바위...
일명 말잔등바위에서 휴식도 취할겸 진한 막걸리타임을 갖고 사달산으로....
본격적으로 능선에 올라서니 그동안 장군봉 능선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태평봉수대산이라 불리는 성재봉과 운일암반일암 뒷산인 명도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슬랩위에 소나무와 어우러진 바위들이 멋진 사달산 노른자위 등로인 암릉능선이 마치 자연성릉을 연상시킨다.
대부산 뒤로 펼쳐진 서래봉-동성산 마루금은 산이 고만고만하지만 현지에서는 알겠는데 막상 사진상으로는 헷갈려 패스...
동상면 일대에 구지뽕 수종개선사업이 한창이다.
좌측부터 사달산 정상 연석산 남릉 그리고 문필봉 정상순이다.....
몇 년전 이 안테나선을 따라 동쪽능선으로 내려선 경험이 있는데 중간에 로프같은 사람다닌 흔적이 있어 깜작 놀랐다.
걸어온 사달산능선을 배경으로 미소짱님 내외...
다시 백하여 사달산대슬립으로....
쇠다리봉.. 럭키산...
말잔등바위 삼거리 지나 안부 직전 갈림길에서 이정목 뒤 동쪽 우측 대슬랩으로...
이 방향은 찾는 이가 거의 없는지 산길이 완전히 묵었다.
우측 대슬랩의 백미는 슬랩 중단을 트래버스하는 초입부였다.
대슬랩 상부에서 하부까지 밧줄을 내리지 않는 한 우리나라 최장 250m 대슬랩이란 명칭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이왕 가져온 보조자일로 폼이나 한번 잡아보기로...^^
ㅎㅎ머지시네요~~
우측 슬랩이 좌측 슬랩보다 깔끔하고 매끄러웠지만 화강암이라 전혀 미끄럽지가 않다.
인증샷 담으러 중앙으로...
뒤에 보이는 L자 형태 바위 뒤가 우측 슬랩 초입이다.
다시 물푸레나무가 있는 첫 슬랩부...일부는 띠지가 보이는 좌측 사면으로 바로 질러왔다.
다시 너덜겅...
처음 출발한 화이트밸리 앞 도로에 내려서면서 사달산대슬랩 원점회귀산행을 마친다.
우리팀이야 놀멍쉴멍 진행하여 3시간 반이나 소요하였지만 2 시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참,가운데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칠성대라 불리는 운장산 서봉인데 이곳 주민들은 홀로 우뚝 서있는 봉우리란 의미로'독제봉'이라 부른다.
병아리 눈꿉만큼 산행은 하였지만 산행은 산행이라 보물산 주변 계곡에서 뒤풀이 시간을...
겨우 3km 내외 걸음해놓고 먹거리는 30km용 부식이다.
거기에 운전자를 위하여 전주에 도착하여 다시 한번 뒤풀이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도는 사달산대슬랩 등로를 개척한 돌섬산장쥔장집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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