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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산

황매산 비박...탈망취연脫網就淵



'여명...'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단풍의 계절 가을의 노랑은 단연 은행이라지만,

스산한 가을 바람결에 춤추는 은빛 억새의 흔들림도 그 못지 않은 아름다움이다.

억새숲에서 하룻밤 자고 싶어 기회를 보고 있는데 찬붕성이 황매산으로 비박을 가잔다.

양복 입고 찾는 유순한 비박지라 셀터만 달랑 들고 억새에 이는 가을밤을 만끽하고자 길을 나선다.








영화주제공원 - 등산로 - 안부 ↗↙ 황매산 왕복 -암봉 - 황매평전 ↗↙ 베틀봉 왕복 - 억새숲 일박 - 영화주제공원 원점회귀산행 / 7.16km
















올 봄 3월에 매보고 7개월 만에 매는 박짐이라 내심 걱정도 되었지만 

비박지가 강골 찬붕성의 스타일에 걸맞지 않는 황매산이라 무척 반가웠는데...

















황매산 영화주제공원에 도착하여 산행채비를 하는데 실제 정장차림으로

찾은 사람들이 보여 거대한 박배낭 매고 같이 오르자니 조금 거시기 했다는 야그...


















얼핏 보면 우측 암봉이 정상 같지만 실제 정상은 좌측 끝에 보이는 봉우리다.
























능선을 기준으로 산청쪽은 철쭉이 대세고 억새는 능선 너머 합천쪽이 무성하다.

























제법 가파른 된비알을 치고 올라 안부에 서니 늦가을 단풍이 한창이다.

안부에서 좌틀하여 황매산 정상에 다녀오기로 한다.

























뽀얀 연무로 지리산 조망은 내일을 기약해야 하나 보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에 바위 조망처가 많아 계속 발을 잡는다.

























황매산 정상...

조금 거리감은 있지만 접근성이 좋아 황매산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인증샷 인파로 혼잡한 정상 대신 바로 옆 암봉에 올라 주변 조망을 즐겨본다.


















진양기맥 삼봉 좌측으로 합천호가 보이고..


















황매산 정상...

정상 모습이 마치 다섯 매화꽃잎이 환하게 펼쳐진 모습이라 하여 '黃梅山'이라 불리운다는고...



 















다시 백하여 전망암봉으로...


























전망암봉...


















황매평전...









낯익은 바위가 보여 옛날처럼 올라서서 포즈를 잡아보려니 이제는 영 자신이 없다.










중간에 크랙이 있어 용아장성 뜀바위처럼 뛰어넘어야 하는데 자신이 없어 포기하고 그냥 앞에서....ㅠㅠ








▼2013년 5월 자료사진

예전에는 가뿐하게 올라섰건만....












보이지 않던 테크길이 보여 자세히 보니 여기도 예전에 바위타고 내려가 점심상을 차렸던 암봉이다.







▼자료사진 2013.05

지금은 전망대가 설치된 장소에서 호젓하게 점심상을 차렸는데...그 때 함께한 조기철씨는 잘 있는지 궁금하다.




물고기가 그물에서 탈출하듯 오랫만에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

아무 생각 없이 하룻밤 노숙을 하려고 왔는데...아뿔싸. 옛 추억에 잡혀버렸다.








탈망취연[脫網就淵].


[벗을 탈, 그물 망, 나아갈 취, 못 연]의 글자로 만들어진 사자성어 탈망취연은

물고기가 그물에서 벗어나 연못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다행히 재난을 면하고 기뻐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조금 의미는 다르지만 갑갑한 그물에서 물고기가 벗어나듯 요즘 들어 무척 답답해진 이런저런 사회생활은 다 잊어 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가을바람에 춤추듯 흔들거리는 억새숲에서 하룻밤 노숙을 하러 왔는데 뜬금없이 옛 추억에 발목을 잡힌다






















황매평전으로...

맴은 여전히 이팔청춘인데 팔다리가 따라주지 않는 현실을 한탄하는 시간을 가진 후,

어찌되었든 일단 박지는 정해야겠기에 황매평전 어디서 노숙을 할까 잠시 주변 지형을 살펴본다.


























능선 끝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베틀봉...

가끔 산불감시요원이 통제를 한다는 애기도 있어 일단 베틀봉까지 가보기로...


























평전에 들어서니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숲이 한폭의 수채화를 보듯 장관을 이룬다.



























붉게 물든 가을단풍은 덤...

































박배방과 정장이 묘하게 자연스럽다...^^
































비록 하늘은 시리도록 파랗지 않지만 바람에 이는 금빛 무리진 억새의 찬란함이 눈부시다.
























무거운 박배낭을 억새밭에 키핑해놓고 베틀봉에 다녀올까 하다가

오늘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운동량이 필요하기에 일부러 매고 가기로...
































황매산 베틀봉 고도가 정확히 1,000m였구나...

























감악산 부암산...










오토캠핑장...
















베틀봉에서 조망을 즐기며 사람들 발길이 뜸해질때까지 시간을 보내다 다시 평전으로...


































일출은 저 앞 봉우리에서 보기로 하고 근처 억새숲에 자리를 잡았다.









































이른 저녁을 들며 이런저런 애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일몰시간이 되었다.

억새밭이라 불조심도 해야 하지만 셀터 바닥에서 자야겠기에 청결을 위하여 테이블을 가져왔다.


























일몰시간이 되니 그 많던 사람들이 전부 하산을 하여 산정에 적막감이 감돈다.

















일몰...(17:35)

에고, 이런 너무 늦장을 부렸구나...
























그러고 보니 지리산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은 많이 접했어도

반대로 지리산 능선 아래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로구나...!
































한잔술에 애기꽃을 피우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고 산정의 밤은 깊어간다.

비록 짧은 거리였지만 모처럼 매는 박짐의 뻐근함 덕인지 일찍 잠자리에 들었건만 새벽까지 죽은 듯이 잘 잤다.

아쉬운 점은 바람결에 흔들거리는 억새의 자장가를 기다렸건만 결로와 밤새 펄럭이는 셀터 소리가 좀 거슬렸다는 거...^^



어찌어찌 하다 보니 사진이 많아 ☞2편으로 이어집니다.


황매산영화주제공원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