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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야기

고창 운곡 람사르습지 자연생태공원 노숙

'고창 운곡 람사르 습지..'

 

 

 

 

 

 

고창 운곡에 있는 람사르 습지 자연생태공원으로 찬붕성과 하룻밤 노숙을 다녀왔다.

해마다 이 맘쯤에는 지리 촛대봉으로 가을 야생화 마중을 나갈 찬붕성이 어울리지 않게 차박을 가잔다.

병원신세 후유증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나를 위한 배려라 못 이기는 척 물 좋고 공기 좋은 습지로 따라나선다.

어느덧 성큼 다가온 서늘한 가을바람, 밤새 귓전을 감도는 시냇물 소리, 습지를 맴도는 반딧불이.. 황홀한 가을밤이었다.

 

 

 

 

 

 

 

네비 주소는 '고창 운곡 람사르 습지 자연생태공원'...

 

 

 

 

 

 

 

 

 

 

원래는 안내소 입구 주차장에서 생태공원까지 전기열차를 이용해야 하지만 코로나 덕분(?)에 차량을 가지고 들어갔다.

 

 

 

 

 

 

 

 

 

 

 

 

자연생태공원 안 전기열차 회차 종점에 차량을 주차하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며 트레킹 계획을 잡기로 한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각이라 오늘은 생태공원 습지를 한 바퀴 둘러보고 내일 화시봉 산행을 하기로...

 

 

 

 

 

 

 

 

 

 

 

 

구름 골짜기에 자리했다는 운곡서원(雲谷書院)...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외관상 홍보관을 애들 학습 위주로 운영하는 거 같다.

 

 

 

 

 

 

 

 

 

 

 

 

 

 

 

 

 

 

동양 최대 크기 고인돌...

 

 

 

 

 

 

 

 

 

 

 

 

 

 

 

 

 

 

깨끗한 화장실에 화강암으로 만든 식탁등 차박 하기 좋은 장소가 여기저기 널렸지만

좀 더 자연친화적인 곳에서 노숙을 하고 싶어 고인돌공원 방향으로 길을 잡아 둘러보는데

개울 건너 너른 둑방 위 갈참나무 군락 가운데에 우뚝 선 멋들어진 2층 테크가 눈에 들어온다.

 

 

 

 

 

 

 

 

 

 

 

 

 

 

 

 

 

 

 

2층이라 주변 조망도 좋고 바로 앞에 있는 이 그네 좌우에 차량을 주차해도 되고 노숙지로 아주 딱이다.

먼저 선점한 텐트 한동이 있지만 레저용이라 자고 갈 것 같지 않아 방을 뺄 때까지 생태공원을 둘러보기로 한다.

 

 

 

 

 

 

 

 

 

 

 

 

 

 

 

 

 

 

 

 

 

 

 

 

 

고인돌공원 방향으로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전망대가 있다.

이 분들도 노숙을 하는지 차량 한 대가 저녁 어스름한 시각에 들어가더라...

 

 

 

 

 

 

 

 

 

 

 

 

 

 

 

 

 

 

 

 

 

 

 

 

올 여름은 장마가 길어서 그런지 며칠 사이에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눈이 귀했던 작년 겨울 모처럼 폭설이 내렸던 날에 와보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사람 발길이 끊겨 저절로 이루어진 습지생태공원을 야생화 공원으로 만들려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구절초 단지...

 

 

 

 

 

 

 

 

 

 

 

 

 

 

 

 

 

운곡 람사르 습지는 과거 주민들이 습지를 계단식 논으로 개간하여 농사를 짓던 곳이었으나,

1980년대 초부터 운곡저수지의 물을 영광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로 공급하면서 30년 넘게 폐경작지로 버려졌었다.

그 후 자연 스스로 원시 습지 상태로 복원되어 수량도 풍부하고 오염원이 없는 깨끗한 습지로 기적처럼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 人間... human-being이다.

생물 지리학적 특징이 있거나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여 이름값을 올려놓고서는 자연생태공원으로 개발한답시고 다시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쉬는 날 집에 있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우리 같은 야생족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선점한 젊은 연인들이 텐트 속에서 뭘 하는지 아직 방을 안 뺐네... 좀 더 돌아보기로...^^

 

 

 

 

 

 

 

 

 

 

 

 

 

 

 

 

 

 

 

 

 

 

 

 

 

 

 

 

도둑잠 자러 온 것은 아니지만 예의상 공사 중인 공원 관계자 분들이 퇴근을 하면은 집을 짓기로...

 

 

 

 

 

 

 

 

 

 

 

 

 

 

 

 

오늘 운곡 람사르 습지 자연생태공원을 자세히 둘러보니 생각지도 못한 가족 차박의 성지다.

이웃한 유네스코 세계 자연문화유산 고인돌공원의 이름값 무게인지..? 아님 개구리나 올챙이 깔따구가 연상되는

자연생태공원 습한 이미지 때문에 의외로 찾는 사람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주변 시설도 좋고 깨끗하여 마음에 든다.

 

 

 

 

 

 

 

 

 

 

 

 

 

 

 

여긴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떼박에 딱이고...^^

 

 

 

 

 

 

 

 

 

 

 

 

애들 놀이 시설도 잘 갖춰 놓아 가족 여행지로 적격이다.

 

 

 

 

 

 

상상화와 맥문동 단지...

 

 

 

 

 

상사화류 단지...

잎과 꽃이 만날 수 없는 상상화류 계열의 식물에는 상상화와 꽃무릇 백양꽃 등이 있는데

과문하여 상상화(이별초)는 노랗게 꽃 피우고 꽃무릇(석산)은 새빨갛게 핀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느긋하게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본 후 테크에 짐을 풀었더니 고맙게도 연인들이 방을 빼준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코로나가 광주에 창궐하여 병문안을 오지 못한 성태 씨가 위문차 방문한다기에

미리 자리를 넓게 잡고 커피 한잔 내려 마시는데, 캠핑카를 비롯하여 뒤늦게 도착한 다른 팀들이 많았다는 거...

우리야 재수 좋게 우연히 찾아들었지만 알고 보니 이 갈참나무 테크 전망대가 상당히 인기 있는 장소인 모양이다.

 

 

 

 

 

 

 

 

 

 

 

 

 

아직 일몰 전이라 사람 발길 끊어지길 기다리며 일단 커피 한잔 내리고...

 

 

 

 

 

 

 

 

 

 

 

 

酒님을 열렬히 참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가볍게 포도주 한잔으로 오늘의 만남을 자축하고...

 

 

 

 

 

 

 

 

 

 

 

 

 

서녘 하늘로 해가 넘어가니 사람들 왕래가 거의 없어 젤트를 쳤다.

마침 광주에서 위문 온 성태 씨도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먹방에 돌입하는데 오늘 주 메뉴는

오랜 병원 생활에 떨어진 체력 회복하라고 찬붕성이나 성태 씨 모두 생고기를 가져왔다... 그저 감사합니다.~~

 

 

 

 

 

 

 

 

 

 

 

 

 

 

 

얼핏 보면 우리 셋 다 술 깨나 즐길 인상들이지만 전부 술과는 거리가 멀다.

거기에 사내 셋이라 달달한 정담이 오갈 리 만무하지만 이런저런 추억담에 금세 밤이 깊어간다.

화장실도 볼 겸 홍보관까지 성태 씨를 배웅하고 오니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여 타프를 치고 꿈나라로...

 

 

 

 

 

 

 

 

 

 

 

 

 

 

주변에 높은 산도 없는데 습지라 그런지 물이 어찌나 많은지 시냇물 소리가 폭포수처럼 우렁차다.

제법 쌀쌀한 바람까지 불어대어 을씨년스러운 밤공기인데 다행스럽게 천 조각 하나 차이 젤트 안은 안온하다.

천상 야생 체질인 듯 우렁찬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죽은 듯이 꿀잠을 자고 깨어보니 어느새 개운한 아침이더라.

 

 

 

 

 

 

 

 

 

 

 

 

 

 

간밤의 근심을 해결하고 커피 한잔 내리려는데 점점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다.

재빨리 젤트를 걷고 타프 아래서 아침을 해 먹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보지만 영 기미가 없다.

 

 

 

 

 

 

 

 

 

 

 

 

 

 

 

 

 

 

 

 

 

 

 

벌초하러 온 부부도 비가 영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철수를 한다.

비가 그치면 화시산이나 잠깐 올라볼 요량이었는데 우리도 포기하고 그만 집으로...

계획한 산행을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깨끗한 시설에, 편안한 잠자리, 모든 게 좋았던 하룻밤이었다.

귀청을 울리는 시냇물 소리에 투정을 부리는 산우의 중얼거림도 더 깊은 잠을 부르는 자장가처럼 들리는 노숙이었다.

 

 

궂으면 궂은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항상 함께하여 주시는 찬붕성 감사합니다.~~